좋은 시 느낌하나

기도 1 /나태주

종이연 2020. 12. 3. 17:56

기도 1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 고려원,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