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겨울 삽화 / 이경임
종이연
2021. 1. 8. 19:31
겨울 삽화
이경임
며칠째 눈이 내리고
하얀 섬의 입자들이 종일 흩날리고
며칠째 전봇대가 서 있고
한 개의 잎새도 달고 있지 않은
전봇대가 서 있고
베이킹 파우더처럼
부푼 섬의 분말들이
섬은 꽃송이를,섬의 둥근 뭉치들을
섬의 언덕을
섬의 여자를 만들고
버려진 신의 피리처럼
몸 속의 구멍들을 잃어버린 전봇대가
몇 십만 볼트의 소리 없는 소음들을
몇 십만 볼트의 기다림을
몇 십만 볼트의 죽음을 전송하며
산발한 남자처럼 서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