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너는 하두 작아서 /민용태

종이연 2021. 5. 17. 16:20

너는 하두 작아서

 

 

민용태

 

 

 

너는 하두 작아서

난 너를 바라기만 해도 아프다

너는 하두 작아서

난 네 목소리만 들어도 아프다

 

너를 보면

나는 이슬이 된다

너를 보고 말을 하면

나는 귀뚜라미가 된다

너를 지키기 위해

나는 우뢰로 만든 철모를 쓴다

 

너는 하두 작아서

너는 내 곁에 있어도

난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종달새만 울어도

난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묻는다

너는 하두 작아서

나는 내 눈 속 어디에 네가 숨어 있는지를 모른다

 

너는 하두 작아서

나의 모든 곳에 스며든다

나의 깊은 정오 속으로

너는 꿈보다 가볍다

너는 황홀보다 짧다

너의 허리는 불타는 허공

그 영원한 목마름의 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