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어린 천사들/송용구

종이연 2021. 12. 26. 10:13

어린 천사들

 

송용구

 

햇빛보다 더 밝은
우리들의 얼굴은
아기 예수 태어나던
12월의 하얀 밤을 닮았어요

 

말구유를 굽어보며
가만가만 속삭이는 별님도
우리들의 입술보다
더 맑을 수는 없었지요

 

우리들의 옷이 작아져서
입을 수 없는 날이 온다 해도,
작은 어깨에서
천사의 날개
새록새록 돋아 나와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영혼을
옷처럼 감싸 줄 거예요

 

우리들의 예쁜 웃음은
아기 예수의
까만 머리카락을 적셔주는
12월의 눈꽃이 되었어요

 

우리들의 맑은 노래는
엄마 아빠의
얼굴에서 피어나는
하늘의 별빛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