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크리스마스 엽서 /김경희

종이연 2022. 1. 9. 19:49

크리스마스 엽서

 

 

김경희

 

그림책 속 흰 눈사람을 보던 꼬마가

뛰는 가슴으로 나에게 묻는다

 

- 언제 눈이 오나요 ?

- 음, 겨울이 되어야지

- 겨울이 언제 되나요?

- 응, 많은 밤을 자야 하지

 

눈을 깜박이던 꼬마의

귤빛 이마가 동글게 환해진다

 

- 야아~ 신난다 그럼, 난

맨날 맨날 잠만 잘 꺼예요.

 

그리고는

이내 큰일이라는 표정이 된다

 

- 그런데, 그럼 하늘나라 하느님이

그 동안 너무 배고프시겠다 그쵸?

우리..., 하느님한테 밥 드려요 네?

- ?...............!

 

창밖의 엿들은 바람도

웃고 지나가는 밤인데

꼬마는 창문 열고

시무룩이 턱을 고인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 밥을 드릴 수 있는지.....

 

전나무 가지 끝에 걸터앉은

귀때기가 파아란 별이 되도록,

나사렛 예수 등에 업힌

졸리운 아기 양(羊)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