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논둑에서 울다 ㅡ5월 / 이승희
종이연
2022. 5. 10. 20:46
논둑에서 울다 ㅡ5월
이승희
이상하지? 여기만 오면 고해성사하고 싶어져,
살아온 죄, 살아 있는
죄, 낱낱이 죄다 고백하고, 용서라는 말도 여기서 듣고
만 싶어져
어떤 상자가 다녀 가셨나. 얕은 물 속 물방울 같은 발자
국들, 퐁퐁
터져서 하늘이 되고구름이 되고, 아, 사람살이의 역사
가 저리
가득하니 내 눈물 보여도 괜찮으리, 잘못 살아서 미안
하다고
중얼거리지 말고 논물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