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종이연 2024. 2. 21. 20:52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