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3월 2일' / 김용택

종이연 2024. 3. 18. 20:14

'3월 2일' 

 

김용택

올해도
새 얼굴들이
내 앞에 앉아 있습니다. 2학년이구요
세 명입니다.

나를 바라보는 저 새까만 눈망울들, 세 세상이지요.

나는 그냥 이렇게 살래요.
살 만해요.
그래도,
이렇게 오래 살았잖아요.

그냥 살래요.
저 아이들이 나더러 지들이랑 그러재요.
그래서
그럴래요
그냥.

- 김용택,『수양버들』(창비,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