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결혼 반지 / 강민숙

종이연 2025. 2. 21. 21:05

결혼 반지

 

 강민숙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싸늘하게 식어 가는
당신의 이마를 짚어 봅니다
파리한 입술
까칠해진 턱수염에 볼 비벼 대며
당신의 얼굴을 내 눈물로 씻어 내립니다
손을 잡고 매달리고
목을 안고 애원해도
자꾸만 돌아서려는 당신,
당신의 나라는 어디입니까
당신께 드린 결혼 반지를
이제는 내 스스로 뽑아야 할 시간
내일이면 태어날 당신의 자식을 두고
어디로 가시렵니까

지환아
아빠라고 한번 불러 다오
불러 봐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