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빈들에 있습니다 /송명희

종이연 2020. 12. 27. 20:14

빈들에 있습니다

송명희

하나님
지금 우리는
빈들에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빈들에서
누가 우리를 도울 수가 있겠습니까

나뭇입은 다 떨어지고
그렇게도 풍성했던 들녘은
과거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지난 과거의 추억이
우리를 더욱 힘들고
외롭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보지 말게 하소서

현실의 빈들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주옵소서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마11:7

빈들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가 있습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버텨나갈 수 없나이다

외롬고 힘든
우리에게 함께 하소서

엊그제는 눈이 왔습니다
왠지 포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길고도 추운 겨울을
힘겹게 지낼 외로운 사람들을
품에 안아 주시고
감싸주시옵소서

그래서
얼어붙은 그늘진
곳이 없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