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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성탄절에 / 홍윤숙

다시 성탄절에  홍윤숙 내가 어렸을 때12월, 성탄절은 눈이 내리고눈길 걸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밤머리맡에 양말 걸어놓고나비잠 들면별은 창마다 보석을 깔고할아버지 굴뚝 타고 몰래 오셨지 지금은 산타 할아버지 돌아가시고그 아들 2세 산타 아들이백화점 대문마다승용차 타고 오시지만금테 안경 번쩍이며에스컬레이터로 오시지만꽃무늬 포장지에 사랑의 등급 매겨이름 높은 순서대로 배급도 하시지만 이런 밤홀로 2천 년 전 그날대로 오시는예수어느 큰길 차도에 발묶여 계신가너 어찌 나를 저버리는가이 세상 끝에서도 잊지 못하는내 사랑 이리 아프게 하는가몰래 몰래 숨어서울고 계신가

오늘(2024,12,22)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 주님!제가 행복한 것은 저를 믿고 사랑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희망 때문입니다.늘 저보다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시기 때문입니다.결코 사라질 수도, 빼앗겨질 수도, 멈춤도 없는, 당신의 희망이 바로 오늘 제가 진정 행복한 이유입니다.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22

12월의 기도 /목필균

12월의 기도  목필균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여기다 풀어놓습니다.재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숨이 찹니다.겨울 바람 앞에도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 같이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오늘(2024,12,2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행복하십니다, ~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루카 1,45)​행복하십니다, 어머니!경청만 하신 것이 아니라, 믿고 영접하셨으니 행복하십니다.믿고 영접한 것만이 아니라, 순명하셨으니 행복하십니다.순명한 것만이 아니라, 이루어지기를 희망하셨으니 행복하십니다.오늘 제가 당신의 희망을 품고, 행복의 찬미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21

12월의 공허 / 오경택

12월의 공허  오경택남은 달력 한 장짐짓 무엇으로 살아왔냐고되물어 보지만돌아보는 시간엔숙맥 같은 그림자 하나만덩그러니 서 있고비워야 채워진다는 진실을알고도 못함인지모르고 못함인지끝끝내 비워내지 못한 아둔함으로채우려는 욕심만 열 보따리 움켜쥡니다내 안에 웅크린 욕망의 응어리는계란 노른자위처럼 선명하고뭉개도 뭉그러지지 않을묵은 상념의 찌꺼기 아롱지는12월의 공허작년 같은 올 한 해가죽음보다 진한 공허로벗겨진 이마 위를 지나갑니다.

오늘(2024,12,19)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루카 1,25) 주님!당신께서는 저의 무능과 허약 안에서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피하고 도망쳐도 보물을 찾듯 찾아오시고, 거부하고 배신해도 목숨처럼 아끼시며 끝까지 버리지 않으십니다.주님, 지금 지체치 마시고, 당신의 일을 완수하소서.제가 응답하게 하시고, 당신의 자비를 이루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19

12월 / 임영조

12월   임영조 올 데까지 왔구나막다른 골목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 있다훤칠한 키에 창백한 얼굴이따금 무엇엔가 쫓기듯시계를 자주 보는 사나이외투깃을 세우며 서성거린다꽁꽁 얼어붙은 천지엔하얀 자막처럼 눈이 내리고허둥지둥 막을 내린 드라마올해도 나는 단역이었지뼈빠지게 일하고 세금 잘 내는뒤돌아보지 말자더러는 잊고더러는 여기까지 함께 온사랑이며 증오는이쯤에서 매듭을 짓자새로운 출발을 위해입김을 불며 얼룩을 닦듯온갖 애증을 지우고 가자이 춥고 긴 여백 위에이만 총총 마침표 찍고.

오늘(2024,12,18)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마태 1,20) 주님!의심을 떨치고 신비를 받아들이게 하소서.당신의 개입을 맞아들이게 하소서.기이하고 황당하게 보여도 ‘당신의 뜻’에 가두어지게 하소서.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게 보여도 ‘당신의 뜻’을 품고 살아가게 하소서.제 안에, 오로지 ‘당신의 뜻’을 세우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