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봄은/신동엽

종이연 2020. 3. 3. 21:03

봄은


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약속 /노원호  (0) 2020.03.05
봄 /이성부   (0) 2020.03.04
해마다 봄이 되면/조병화   (0) 2020.03.02
봄/윤동주  (0) 2020.03.01
돌이 된 새/정선희​  (0) 2020.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