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님
주님, 매일매일을
당신 앞에 가져갑니다.
당신 이외의 것들로 가득한
많은 시간들, 오늘 하루를
당신께 바칩니다.
좋으신 하느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인간을 가엾게 여기시는 하느님,
제 영혼을 보소서.
세상의 온갖 잡동사니와
쓸데없는 지껄임과 교만과
호기심과 자만을 가득 실은 채
끝없이 이어지는
기나긴 행렬과 다름이 없습니다.
당신과
사라지지 않는 당신의 진리 앞에서
제 영혼은 마치
이 세상의 초라한 재물을 사고 팔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시장판 같습니다.
끊임없는 소란 속에서
저와 뭇사람들과 세상이
스스로 쓸모없음을 보여 주는
시장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 제 삶이 이렇게 계속된다면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어찌해야 제 일상이
당신 날들이 될 수 있겠습니까?
감사드립니다.
하느님,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사물과 더불어 지내기 위해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에
저를 당신 곁에 있게 해주시는 이는
당신이십니다.
당신 안에서
다양성은 하나가 되고
흩어진 것들은 모입니다.
당신 사랑 안에서
온갖 외형적인 것들이
내적인 것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오나 이사랑을
제게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당신뿐,
당신 안에, 당신 사랑 안에
피신할 때에 제 속된 일상은
당신 사랑 안에 변화됩니다.
사랑이신 주님,
제게 당신 사랑을 주소서.
당신 자신을 주소서.
모든 날들이
영원한 그날을 향해
성숙되게 하소서.
- (칼 라너, 20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