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은 간다 유종인해장국집 찾으러 가는 사내의늦은 토요일 아침,차가운 봄비를 만난다거리의 담벼락과 전봇대마다심령대부흥회의 포스터가 불온전단처럼 나붙고문득 罪지은 일들한꺼번에 꽃무더기로 피어나는오늘은 近東의 벚꽃축제 마지막 날,난 말 없이 비 맞아 가는유순한 짐승 한 마리!내 이름을 다시 지어다오, 이제금내 사랑의 거푸집을 다시 짜고 싶은 해장국집창가 식당에 앉아 이마에 돋는 땀을이 빠진 투가리에 떨구며前生의 짐승, 내 뼈마디 같은돼지뼈를 핥아먹으며 꽃을 잊었다아조아조 숨막히게 술땀을 쏟으며이 봄이빗속에 한 채 꽃상여로 떠나는 창밖을 본다꽃을 팔아 한 몸의 生이시작하는 어린 창녀의 손을 잡고변두리 샛강둑 버드나무 밑에서누이야, 세상엔 바람이 분다말해주고 싶었다누이야, 꿈 없이도 다시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