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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김광섭

봄 김광섭얼음을 등에 지고 가는 듯봄은 멀다먼저 든 햇빛에개나리 보실보실 피어서처음 노란 빛에 정이 들었다차츰 지붕이 겨울 짐을 부릴 때도 되고집 사이에 쌓인 울타리를 헐 때도 된다사람들이 그 이야기를가장 먼 데서부터 시작할 때도 온다그래서 봄은 사랑의 계절모든 거리가 풀리면서멀리 간 것이 다 돌아온다서운하게 갈라진 것까지도 돌아온다모든 처음이 그 근원에서 돌아선다나무는 나무로꽃은 꽃으로버들강아지는 버들가지로사람은 사람에게로산은 산으로죽은 것과 산 것이 서로 돌아서서그 근원에서 상견례를 이룬다꽃은 짧은 가을 해에어디쯤 갓다가노루꼬리만큼길어지는 봄해를 따라몇 천리나 와서오늘의 어느 주변에서찬란한 꽃밭을 이루는가다락에서 묵은 빨래뭉치도 풀려서봄빛을 따라나와산골짜기에서 겨울 산 뼈를 씻으며졸졸 흐르는 시냇가..

오늘(2025,5,20)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 주님!평화를 위해 가시관을 쓰게 하소서.창에 찔리신 당신 가슴으로 세상을 품게 하소서.누르고 빼앗고 장악하고 차지해서가 아니라 내어주고 비워져서 평화로워지게 하소서!잔잔한 호수처럼 마음이 가라앉아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있음에 평화롭게 하소서.오늘 하루, 평화롭기를 바라기보다 평화를 위해 일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