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56

5월 소식/ 정지용

5월 소식 정지용오동나무 꽃으로 불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어린 나그내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여오려니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근 소근거리는구나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설거리나니...나는 갈메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쾌활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여하늘과 딱닿은 푸른 물결우에 솟은외따른 섬 로만팈만을 찾어 갈가나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아르키러간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 이야,날마다 밤마다 섬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은은히 밀려 오는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

오늘(2025,5,13)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요한 10,28) 주님!오늘도 당신은 제 온 몸에 당신 손때를 묻히십니다.제 손을 꽉 붙들고 놓치지 않으시려 손깍지를 꼭 끼십니다.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허리를 감싸 안으십니다.제가 당신께 소중한 존재인 까닭입니다.진정, 저는 당신의 것이며, 당신은 저의 전부입니다.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5.13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당신 가슴에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5월엔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당신에게 좋은 일들이많이 많이 생겨나서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5월엔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당신 가슴에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5월의 느티나무/ 복효근

5월의 느티나무 복효근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초록의 그늘 아래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설레는 것을어떻게 다 설명한다냐바람은 살랑 일어서햇살에 부신 푸른 발음기호들을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어느새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오늘은 첫날이겠네 첫날밤이겠네

오늘(2025,5,1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 10,27)​주님!당신의 목소리를 듣고서 숨지 않고 피해 달아나지 않게 하소서!당신 면전에 나서서 주님임을 알고 당신 사랑의 목소리 듣게 하소서.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듣게 하시고 깨달아 알게 하소서!깨달아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새기게 하시고 따르게 하소서!당신 말씀을 따름이 제 행복입니다.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5.11

5월이 오면/ 황금찬

5월이 오면 황금찬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노래하고 있는 것을나는 모르고 있었다.심산 숲내를 풍기며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나는 모르고 있었다.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나는 모르고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나는 모르고 있었다.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작년의 그놈일까?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누구의 무덤일까?5월은 4월보다정다운 달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꽃피는 달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5월이다.

오늘(2025,5,10)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주님!제가 떠나야 할 것은 당신이 아니라 제 자신이오니, 저 자신을 떠나게 하소서.나아가, 떠나온 자신마저 떠나게 하소서.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더라도 당신 장막에 머물고,흔들림 속에서도 저의 희망이 아니라 당신 희망에 매달려 있고,흔들릴수록 더욱더 뿌리 깊게 내리는 믿음의 나무가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5.10

오월이 돌아오면/ 신석정

오월이 돌아오면 신석정오월이 돌아오면내게서는 제법 식물 내음새가 난다그대로 흙에다 내버리면푸른 싹이 사지에서 금시 돋을 법도 하구나오월이 돌아오면제발 식물성으로 변질을 하여라아무리 그늘이 음산하여도모가지서부터 푸른 싹은 밝은 방향으로 햇볕을 찾으리라오월이 돌아오면혈맥은 그대로 푸른 엽맥이 되어라심장에는 흥건한 엽록소를 지니고하늘을 우러러 한 그루 푸른 나무로 하고 살자

오늘(2025,5,9)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주님!당신은 제 안에 머무르되 저를 장악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게 먹혀 사라짐으로 제 안에 살아계십니다.당신 안에 저를 허용하시되 저를 가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숨결에 태워 드높게 날게 하십니다.하오니, 주님!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믐달처럼 자신을 감추신 그 오묘함과 놀라움으로, 오늘 제가 바람 부는 대로 흘러 다니는 그 가볍고 그윽한 당신 사랑의 숨결이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