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가을/김용택

종이연 2021. 10. 9. 20:16

가을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