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석승면
한낮은 삼십 도가 넘는 불볕더위, 지금은 팔월 스무날
훅 끼쳐 오면 숨 막히던 숲의 열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쟁쟁한 매미 울음소리 잦아드는 때
풀벌레 소리 조금씩 쓸쓸함을 키워가기 시작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선 나뭇잎들,
한숨 돌리는 사이 하늘은 멀고
치닫기만 하던 생
하나 둘 안으로 내려놓으며
거리의 공백을 메워가는 때
가을은 이미 숲에서부터
그러나 한낮은 불볕더위
아직은 가을이라고 말하지 말자
떠나가는 사랑에게 이름이라도 불러주자
지금은 팔월 스무날, 늦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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