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볕
고운기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오래 흘러온 강물을 깊게 만들다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여고 2학년 저 종종걸음 치는 발걸음을
붉게 만들다, 묽그스레 달아오른 얼굴은
생살 같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다
그리하여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멀어지려 해도 멀어질 수 없는 우리들의 손을 붙잡게 하고
끝내 사랑한다 한마디로
옹송그린 세월의 어느 밑바닥을 걷게 한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을 추억함 /나호열 (0) | 2022.11.16 |
---|---|
귀2 /문태준 (0) | 2022.11.15 |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김용택 (0) | 2022.11.13 |
가을하늘1 / 정완영 (0) | 2022.11.12 |
가을의 소원 /안도현 (0) | 2022.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