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 조연호
계집애들이 쪼그려 앉아 맑고 투명한 땀을 쥐며 공기놀이에 열중한다. 얼굴
을 만져주던 면사(綿絲)같은 잠이었다. 덥고 더럽고 지켜야 할 것 많은 유월,
물웅덩이가 바람개비처럼 어린 모기들을 훅훅 창가로 날려보낸다. 타인절대
금지, 라고 써넣은 팻말을 화장실 문에 못질하던 노인의 손이 오늘은 붉은 애
호박에게 끈을 달아준다. 많은 자식들에게 그는 그렇게 못질을 하고 끈을 고쳐
매 주었을 것이다. 애정없이, 허기진 기억이 내 안에 들어온다. 어리고 어질고
어지럽혀진 유월, 문밖을 나서면 어미새처럼 둥지 주위를 맴돌다 푸드득 날아
가는 골목길이 자기 울음보다 더 밝아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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