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여름이 떠나가며/정상만

종이연 2023. 8. 25. 21:50

여름이 떠나가며

 

정상만

 

매미의 애절한 마지막 절규가

세상을 향한 목놓음으로 울려질 때면

떠나는 이의 마지막 발걸음 되어

석양의 빛 속으로 조용히 사라진다

 

처음 왔던 그리운 그 길 따라

말없이 돌아가는 서글픈 발걸음에

예쁜 꽃잎 한 아름을 흩뿌려놓고

고운 발걸음 떠나간 그 길 따라

 

다시 찾아와 주기를 기다려본다

 

여름이 가는 소리에 가을을 맞이하듯이

서녘 하늘의 석양이 붉게 물들어 간다

 

귀뚜라미의 청량한 노랫소리가

가을의 문 앞에서 수더분한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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