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두어 마디 말씀 /고은 (0) | 2025.01.30 |
---|---|
날마다 새날 새마음 되게 하소서 / 안희두 (0) | 2025.01.29 |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0) | 2025.01.27 |
새해 아침 / 양현근 (0) | 2025.01.26 |
새해 아침에 / 이해인 (0) | 2025.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