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 끝에서
박얼서
지난 한 해를 되감기 해본다
수많은 사건 사고의 기억들이 스쳐가고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
아픔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누워있다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밤낮도 없이 쉼 없이 내달려온 세월은
수상쩍었던 세월은
이러쿵저러쿵 단 한마디의 변명도 없이
오늘도 그저
묵묵부답일 뿐이다
이제 곧
서너 시간 뒤면
늘 그랬듯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린 다시
새날이라는 낯선 시간 속에 내려야 한다
그리고 희망찬 새해라면서 시끌벅적 떠들썩할 거다
신년 새아침이라며
오랜 관습처럼 몸에 밴 새해맞이 소망들을
신령님께 두 손 빌듯
다짐하고 또 다짐할 거다
마치 어떤 비장한 각오라도 한 것처럼
작년 이맘때
작심삼일 꼭 그때처럼 말이다
오늘 지금이야말로
언제나 새날이었고, 늘 새날일 테고
소중한 순간들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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