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이기철
밖에서 누군가가 쫑알거려 나가보니
입학식에 온 1학년 같은
개나리 피는 소리였습니다
여기는 시메산골
버스도 우체부도 발자국 예쁜 사람도
조금씩은 늦게 옵니다
슬리퍼를 운동화로 갈아 신는 동안
몇 송이가 더 피어 제 얘길 들어 달라고
입술을 쫑긋거리고 있습니다
햇살이 몰고 오는 노란 말들을 낱낱 귀에 담습니다
저쪽 솔 그늘에는 진달래가 저도 늦지 않으려고
얼굴이 붉어져 있고
응달에서 뛰어나오려는 자두꽃이
흰 봉투를 막 뜯고 있습니다
한 스무날은 이래저래
집 안이 소란할 것입니다
삼월은 자식 많은 어머니같이
손 쉴 틈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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