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4 2

이월의 우포늪 /박재희

이월의 우포늪 박재희 우포늪은 보이는 것만의 늪이 아니다어둠 저 밑바닥시간의 지층을 거슬러 내려가면중생대 공룡의 고향이 있다원시의 활활 타오르던 박동이시린 발끝에 닿기까지 일억 사천 만년무수한 공룡발자국이쿵쿵 가슴으로 밀쳐 들어온다억겁을 버틴 가슴 벅찬 것들나는 어느 백악기의 밀림을 걷고 있는 것일까화석 속에 갇혔던 공룡이어둠의 사슬을 풀면왕버들 숲 어디쯤나도 먼 중생대를 꿈꾸는 한 마리 공룡일까 감았던 눈을 뜨며한 순간 전율했던 백악기를 빠져 나오자물 속에 녹은 풀의 뼈마디와각시붕어의 비린 향기가물살 간질이며 깨어나고 있었다늪, 어딘가에 있을 세월의 우체국그 우체국에 부칠 사연을이월의 찬 바람이 쓰고 있는가오랜 역사의 능선에한점 불 밝히는빙하기에 잠긴 공룡발자국 같은흔적 두어 개진흙 뻘 위에 불 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