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53

3월의 시 / 정성수

3월의 시   정성수3월!멈춰섰던 지구가 덜컹덜컹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이제 막 시동을 걸었다우주 속 서성이는 저 겨울날의 외계인어서 승차하슈!이렇게 발돋움 숨을 죽이며너의 뒷모습 멀리, 두 눈 감고앙상한 가지 끝에 매달리지 않을 텐데건듯 바람 스치며 목이 마르다가하얀 눈시울이 저리 붉어석양 하늘이 저문다

오늘(2025,3,29)의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루카 18,13) 주님!제 눈이 당신을 바라보게 하소서.당신 앞에서 제 자신을 보고, 당신 안에서 타인을 바라보게 하소서.타인의 존귀함을 볼 줄을 알게 하시고, 제 자신의 가슴을 칠 줄을 알게 하소서.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진정 제게 필요한 것은 당신의 자비오니, 당신의 자비가 아니고서는 살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그토록 자비를 입었으니, 자비를 베푸는 자가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3.29

3월 보슬비 / 정연복

3월 보슬비  정연복3월 초순의쌀쌀한 꽃샘추위 속​이른 아침부터보슬보슬 비가 내린다.​이슬비와 가랑비의중간 굵기 정도 되는 비는​겨울비 같기도 하고꼭 봄비 같기도 하다.이제 떠날 날이한 뺨쯤밖에 남지 않은​겨울이 가슴으로부터 쏟아내는아쉬움의 눈물인가.​겨울나무의 가지 끝마다돋아나려고 애쓰는​연둣빛 새순들의 목마름달래주는 생명수인가.

3월의 꿈 / 김규동

3월의 꿈   김규동3월이라면해도 30리쯤 길어져서게으른 여우가허전한 시장기 느낄 때다오 함경도의 산첩첩준봉에흰 이빨 드러낸 눈더미아직 찬바람에코끝이 시린데끝없이 흐르는 두만강의 숨소리너무 가깝다느릅나무 검은 가지 사이로멀리 바라보이는 개울가버들꽃 늘어진 눈물겨움,마른풀 사르는 냄새나는신작로 길을 홀로 걷고 있는 저분은누구의 어머님인가외롭고 어여쁜 걸음걸이어머님이시여 어머님이시여햇빛이 희고 정다우니진달래도 피지 않은 고향산천에바람에 날리는 봄이 왔나 봐요봄이 왔어요

기도 하나 ~ 2025.03.27

3월에게 / 정연복

3월에게   정연복쓸쓸히 낙엽 지고찬바람 쌩쌩 불던 그때부터​어느새 여러 달을손꼽아 너를 기다렸다.​일년 사계절 중에도추운 겨울은 유난히 길어​너와의 만남이아득히 멀리 느껴지기도 했지.​하지만 꽃샘추위 속따스한 기운을 풍기며​올해도 기어코 너는이 땅을 다시 찾아왔구나.​긴긴 겨울을 넘어오느라많이 힘들었는지​아직 너의 입술은추위에 파랗게 질려 있다. ​네가 있어 이제 거반은 봄꽃은 좀 천천히 피어도 괜찮으니​아무 걱정 말고편히 숨 고르고 한잠 푹 자렴.​해마다 이맘때면가슴 설레는 희망 가득 안고​사뿐사뿐 우리 곁으로 오는반갑고도 고마운 너.

오늘(2025,3,26)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마태 5,19)​주님!제 안에 새겨진 사랑의 법이 제 행동의 뿌리가 되게 하소서!행동으로 지키고 가르치며 가르친 바를 행동으로 파괴하지 않게 하소서!말이 아닌 행실로 사랑하고, 작은 일에도 사랑을 담아 행하며, 행실로 사랑하되 진리 안에서 사랑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