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솟구칠 때의 기도
분노가 솟구쳐 오릅니다
거의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제가 무슨 일을 저지를까 두렵습니다.
이토록 화가 치밀 줄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저의 감정의 골이 이토록 깊음에 놀랍니다
저의 온몸이 분노로 끓어오름을 느낍니다
땀이 흐르고, 사지가 부들거리고, 목소리가 떨립니다.
부드러운 언어 뒤로 저를 숨길 수가 없습니다
온화한 미소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분노를 삭힐 수 있으면 좋으련만.
몹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 깊은 속에서 절규할 수 있다면!
여기 당신 앞에
제가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분노
타오르는 격정뿐입니다
이 격분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신에게는
평온을 가장할 필요도
머리에 일고 있는 뜨거운 감정의 언어들을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부드럽고 경건한 언어로
감명을 주려고 애쓸 필요도
"화내지 말아라"라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표현할 수 없으리만큼
언어에 담을 수 없으리만큼
화가 솟구치고 분노가 밀려옵니다.
저를 받아 주십시오
있는 그대로의 저를 -
당신께 분노를 퍼부었던 사람들을 받아들이셨듯이.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시고 치유해 주십시오
제가 타인과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보호해 주시고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살펴 주십시오
당신의 사랑의 손길을 제게 얹어 주십시오
제가 거부의 몸짓을 할 때조차도
저를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평온과 고요를 되찾을 때까지.
제가 머무르는 곳에서
저를 만나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것을 -
저의 분노, 저의 혼돈
저의 눈물, 저의 죄의식을
받아들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크신 연민 안에
저를 안아 주시고 저를 치유해 주십시오
저의 마음을 부드럽고 고요하게 가다듬어 주십시오
마치 당신의 마음처럼.
- 조만나스 지음.류해욱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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