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칠 때
주님,
저의 하루는 어떠했습니까.
오늘도 다만
빤질한 길을 따라
때묻은 기쁨만을
누리려 했을 뿐입니까.
이웃에게
그 어떤 위안이나 기쁨을
주지 못했다면
저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이름이
오직 부끄러울 뿐입니다.
주님,
거룩하지 못한 저의 오늘이지만
용서하시어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온갖 탐욕의 저를
자비하신 손길로 씻어 주시어
하느님의 따뜻한 품에 들게 하소서.
정녕 오늘 밤에
저를 거두어 가실 양이면
허물 많은 이 영혼에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만약 내일 아침에
다시 눈을 뜨게 하실 양이면
오늘과는 다른
새 영혼을 주시어
사랑을 깊이 숨쉴 수 있게 하소서.
주님,
밤 동안 폭설처럼 내리는
사랑의 꿈을 저로 하여금
꾸게 하시어
죽어서도
살아서도
하느님 곁을 떠나지 않는 행복을
영원히 누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