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그림자 사이로
박주택
누군가 이 길을 걸어갔을 것이다
은행잎 떨어지는 그 수직으로 꽃을 부르는
노래다운 노래는 눈보라에 묻혔을 것이다
감히 죽지 못해 자욱한 바람에 긁히는 발자국만이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보도블럭에 섞고
그 길을 따라 저녁의 긴 그림자 저물녘을 넘어가네
이제 누군가의 언저리에서 눈물로도 녹이지 못하는
차가운 불빛 어느 외진 골목에서
가슴에 섞이는 눈발에 흐느낌을 멈출 때
참는 것만으로는 저를 부를 수 없어
모반의 칼날을 바로 세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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