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팔월은/오광수

종이연 2021. 8. 17. 19:52

팔월은

 

오광수

 

 

붉은 나무 백일홍이

 

쏟아지는 여름 햇살에

 

사랑을 찌르는 가시처럼 따갑게 느껴지는 팔월

 

여운처럼 남아 가물거리던 그리움도 땀에 젖어

 

무딘 여인의 허리같은 아름드리 나무를 휘감고 돌아오다

 

기운 빠진 바람도 선물처럼 반가운 날

 

오랜 세월 골방속에 갇혀 나무 삭은 냄새가 베어있는

 

신선한 未踏地 같은 생의 흔적들

 

팔월 뙤약볕 내리쬐는 날 곱게 말려 손질이나 해 볼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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