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상강(霜降) /정끝별

종이연 2021. 8. 28. 20:25

상강(霜降)

 

정끝별

 

 

사립을 조금 열었을 뿐인데,
너의
숫된 졸참 마음 안에서 일어난 불이
제 몸을 굴뚝 삼아
가지를 불쏘시개 삼아
타고 있다
저 떡갈에게로
저 때죽에게로
저 당단풍에게로
불타고 있다
저 내장의 등성이 너머로
저 한라의 바다 너머로

사랑아, 나를 몰아 어디로 가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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