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박목월
어슬어슬한
초봄 해 질 무렵
팔짱을 끼고
주막 툇마루에
입술이 퍼렇게 앉았는 것은
그저 앉았음.
기다릴 것도
안 기다릴 것도 없이
나무 가지는
움을 마련하고
추위에 돌아 앉은 산(山)
골짜기에 살아나는 봄빛
꼭지에 놀.
글썽거려지는 눈물은
그저 글썽거려짐.
譯捉돛Ç 가랑잎, 민중서관,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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