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그저/ 박목월

종이연 2021. 8. 29. 20:47

그저

 

박목월

 

 

 

어슬어슬한

초봄 해 질 무렵

팔짱을 끼고

주막 툇마루에

입술이 퍼렇게 앉았는 것은

그저 앉았음.

기다릴 것도

안 기다릴 것도 없이

나무 가지는

움을 마련하고

추위에 돌아 앉은 산(山)

골짜기에 살아나는 봄빛

꼭지에 놀.

글썽거려지는 눈물은

그저 글썽거려짐.

 

譯捉돛Ç 가랑잎, 민중서관,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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