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편지
박 선 희
나비 한 마리가...온나라를 흔들어대고 있습니다.
(나비야, 나비야, 부드러운 날개짓으로..
곱게곱게 날아가길...)
거친 바람부는 밤,
내 마음의 저 높은 다락방까지 뒤흔들어,
묵은 그리움까지 털어내고 있습니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당신의 세월도 털려나옵니다.
오직, 바람소리 외엔 들리지 않는
바람의 적막 속에선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안 들리던 당신이 들리고
안 느껴지던 무상이 느껴집니다
풍찬노숙의 쓸쓸한 잡풀 몇 포기
제 몸 하나 어쩌지 못한 채,
우주 끝에서 전해오는 푸른 전율,
온몸으로 다 받아적고 있습니다.
바람의 숲,
가을의 유랑,
당신의 사랑,
그리고.....아름다운 나비떼!
가을은 또 이렇게,
한 편의 시가 되어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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