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봄바람이 쓰는 편지 /권경희

종이연 2022. 5. 2. 21:18

봄바람이 쓰는 편지

 

권경희

 

봄비가 촉촉히 내린 아침

화창한 햇살을 안은 봄바람은

높고 낮은 산새을 넘나들다

 

모퉁이 돌아 살짝 언 비탈길에

말간 햇살을 풀어놓자

움트는 소리로 숲이 일렁인다

 

두견새 지저귀는 언덕배기에

봉긋이 가슴을 부풀리는 두견화

야심찬 기운이 넘치고

 

살랑이는 봄바람을 물어다

금가루를 뿌려놓을 산수유 가지에

아기 새 재잘재잘 콧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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