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거울
황희순
개미 떼에 끌려가는 무당벌레
포기한 걸까, 왜 반항하지 않나
누구 편을 들어줄까
개미굴로 끌려 들어갈 즈음 무당벌레가
지그재그로 줄행랑친다
장난삼아 앞을 막았더니 딱 멈춘다
광속으로 몰려온 개미 떼가 다시 끌고 간다
왜 참견했느냐 따지지 마라, 재수 없는 네가
재수 없는 인간을 만난 것일 뿐
살아있는 한, 길 막는 발 깨물고라도
잽싸게 도망쳐야지, 누굴 원망해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나
숨 끊어질 때까지 빡빡 기어가야지
먹거나 먹히거나, 이도 저도 아니거나
그들의 게임이 어떻게 끝났는지, 나는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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