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어서 좋다
최명운
시월!
누구는 시월이 쓸쓸하다는데
난 시월이라서 참 좋다
들녘 산
넉넉하고 풍성하게 가득 차지 않은가
초록빛 이파리
붉거나 노란색으로 물들어
저녁놀처럼 불거지면
거룩하고 성스러워 환희롭다
밤이슬에 눅눅히 젖으면 어떤가
바람결에 떨어지면 어떤가
일 년 절반을
사랑의 불길로 타오르지 않았던가
시월이어서 좋다
가을이라서 좋다
간절히 바랐던 그 무엇
중단할 수 있으니 가볍지 않은가
실수가 있었다면
눈감아 줄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
내려놓고 비우고
빈 그릇 채우듯 기다리면 되지 않던가.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조를 보라/ Alun Lewis (2) | 2024.10.17 |
---|---|
시월의 다짐/ 정연복 (0) | 2024.10.16 |
10월 엽서 / 이해인 (0) | 2024.10.14 |
누가 쏘았을까, 10월 심장을/ 원영래 (1) | 2024.10.13 |
음력 시월/ 김영천 (1) | 2024.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