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성탄을 쉬흔 번도 넘어/구상

종이연 2024. 12. 25. 20:21
성탄을 쉬흔 번도 넘어




구상


성탄을 쉬흔 번도 넘어 맞이하고도
나의 안에는 권능의 천주만을 모시고 있어
베들레헴 말구유로 오신
그 무한한 당신의 사랑 앞에
양을 치던 목동들처럼
순수한 환희로 조배할 줄 모르옵네.



성탄을 쉬흔 번도 넘어 맞이하고도
나의 안에는 허영의 마귀들이 들끓고 있어
지극히 높은 데서는 천주께 영광,땅에서는 마음이 좋은 사람들에게 평화-
그날 밤 천사들의 영원한 찬미와 축복에
귀먹어 지내고 있읍네.



성탄을 쉬흔 번도 넘어 맞이하고도
나의 안에는 안일의 짐승만이 살고 있어
헤로데 폭정 속, 세상에 오셔
십자가로 당신을 완성하신
그 고난의 생애엔 외면하고
부활만을 탐내 바라고 있읍네.



성탄을 쉬흔 번도 넘어 맞이하여도
나 자신 거듭나지 않고선 누릴 수 없는 명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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