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희망 / 나 태 주

종이연 2007. 12. 20. 09:41
희망 / 나 태 주



날이 개이면 시장에 가리라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힘들여 페달을 비비며

될수록 소로길을 찾아서
개울길을 따라서
흐드러진 코스모스 꽃들
새로 피어나는 과꽃을 보면서 가야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자전거에서 내려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해야지
기분이 좋아지면 휘파람이라도 불어야지

어느 집 담장 위엔가
넝쿨콩도 올라와 열렸네
석류도 바깥세상이 궁금한지
고개 내밀고 얼굴 붉혔네

시장에 가서는
아내가 부탁한 반찬거리를 사리라
생선도 사고 채소도 사 가지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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