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갈대처럼 흔들릴지언정
주님!.
갈대처럼 흔들리는 저희의 믿음을 돌아봅니다.
바람이 부는대로 이리저리
줏대도 없이, 신념도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흔들리는 약하디 약한 믿음을 부끄럽지만 고백하나이다.
언젠가 ‘포기, 란 배추를 셀 때 쓰는 말’이라고 누군가
우스개처럼,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을 만나면서 불신이야말로
가장 큰 인생의 포기선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든 우리를 살리기위해
모든 것을 마련해두신 주님이 계신데
저희는 ‘과연 나을 수 있을까? 과연 이룰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발을 들여놓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손길이 닿은 것도 아니고,
그저 그 분의 옷자락만 만지면서도
꼭 낫게 해주실 거라는 믿음을 가졌던 부인..
얼마나 절망 중에 있었으면 그런 생각까지 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과연 나라면,
내가 그 여인처럼 절망에 빠져있으면
예수님을 원망하지 않고 그렇게 따를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하지만 주님.
이런 부족한 믿음까지 당신께 고백하오니
제 믿음이 비록 갈대처럼 흔들릴지언정
뿌리까지 드러나지 않도록
흔들리되, 꺾이지는 않도록 저희를 단련시켜주소서.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아멘.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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