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된 새
정선희
거제 학동 몽돌밭에 가면
새들이 굴러다니지
바람이 불면 우루루루
물속으로 몰려가는 새들
새들은 서로 몸을 부딪치며 놀지
차르르 차르르 수다를 떨면서 놀지
물가에서 노느라
붉은 색이 쳐들어오는지도 모르는 새들
나는 것을 잊어버리고
오종종종 뛰어다니는 새들
바닷가에 가면
꼭 새를 날리는 사람들 있지
제 안에 있는 새를 날리고
돌멩이 하나 주워오는 사람들 있어
내 호주머니에도 살고 있는
새 한 마리
언젠가는 풀어줘야 할
새 한 마리
비가 올 때
바다가 시끄러운 건
내가 감춘 그 새 때문이지
―시집『푸른 빛이 걸어왔다』(시와표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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