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초여름 숲/박인걸

종이연 2021. 7. 3. 20:16

초여름 숲

 

박인걸

여린 갈잎이
미풍에 하늘거리고
이름 모를 잡초들
짙은 향을 풍기는

초여름 숲에 누우면
몸은 구름 위로 뜨고
마음은 무아(無我)의
원(原)인간으로 돌아간다.

신(神)은 인간을
숲에서 빚었으리.
보드란 흙에
풀잎 향을 섞었으리.

숲에만 오면
순한 양이 되고
어머니 품보다 더 편안해
언젠가 영원히 돌아갈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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