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쓰는 편지
권경희
봄비가 촉촉히 내린 아침
화창한 햇살을 안은 봄바람은
높고 낮은 산새을 넘나들다
모퉁이 돌아 살짝 언 비탈길에
말간 햇살을 풀어놓자
움트는 소리로 숲이 일렁인다
두견새 지저귀는 언덕배기에
봉긋이 가슴을 부풀리는 두견화
야심찬 기운이 넘치고
살랑이는 봄바람을 물어다
금가루를 뿌려놓을 산수유 가지에
아기 새 재잘재잘 콧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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