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 이향아
누가 맨 처음 했던가 몰라
너무 흔해서 싱겁기 짝이 없는 말
인생은 짧은 여름밤의 꿈이라고
짧은 여름 밤의 꿈같은 인생
불꽃처럼 살고 싶어 바장이던 날
누가 다시 흔들어 깨웠는지 몰라
강물은 바다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
실개천 흘러서 바라로 가는 길
엎드려 흐느끼는 나의 종교여,
나를 아직도 용서할 수 있는지.
꽃이 지는 봄,
땅 위에 물구나무 서서
영원의 바다 같은 하늘을 질러
나 이제 길을 떠나도 돌아올 수 있는지,
봄날은 간다.
탈없이 간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운 봄날 / 황인숙 (0) | 2023.04.08 |
---|---|
봄을 캐는 사람들 / 정해철 (0) | 2023.04.07 |
무제치늪의 봄 / 정일근 (0) | 2023.04.05 |
봄의 메시지 / 유자효 (0) | 2023.04.04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0) | 202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