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팔월의 시/오세영

종이연 2023. 8. 1. 21:17
팔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던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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