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여름의 끝자락 /정명화

종이연 2023. 8. 29. 19:48

여름의 끝자락

 

정명화

 

코스모스 꽃잎에

고추잠자리 기웃거리고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에

그대의 계절이 오고 있어요

 

앞마당에 곱게 핀

백일홍이 호랑나비 초대하고

맨드라미꽃은 그대 마음 훔쳐

붉게 물들어 가고 있어요

 

귀뚜라미 노랫소리 듣고 싶어

도자기 항아리 준비해 놓고

지붕 위에 실하게 영글어 가는 박

가을을 기다리고 있나 봐

 

찬란한 여름도 가을 앞에서

힘없이 떠나갈 채비하고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나는

가을을 채우려 부지런히 비우고 있어요.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의 사랑 /신성호  (0) 2023.08.31
늦여름/심호택​  (0) 2023.08.30
여름을 보내다/김선옥  (0) 2023.08.28
여름아 안녕 /박진표  (0) 2023.08.26
여름이 떠나가며/정상만  (0) 202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