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여름 그 끝자락에서 /강봉환

종이연 2023. 9. 20. 21:59

여름 그 끝자락에서

 

강봉환

 

뜨겁게 달구던 태양도

갈바람에 밀려오는

노란 물결에 빛을 잃어 가는데

미루나무 가지에 우는 매미

억새풀에 앉은 여치

시도 때도 없이 여름이 아쉬워

목청 높이 울어 댄다

녹색의 푸른빛은

따가운 햇살에 움추러 들고

어느덧 푸르름이 지쳐갈 때

여름 끝자락에 드리워진

가을 그림자에

살며시 꼬리를 내린다.

지나온 여름날의 푸른 물결,

가을빛에 실어 멀리 보내면

대지에 남은 깊은 정 잊지 않고

가을 겨울 봄을 지나

푸른 날개 달고 다시 찾아오련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여름 /심호택​  (0) 2023.09.22
여름의 끝자락 /정명화  (0) 2023.09.21
9월의 시 / 함형수  (0) 2023.09.19
왜냐면은 요 / 최재경  (0) 2023.09.10
구월 / 정용주  (0) 202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