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김영산
팥죽을 쑤다 어머니는 우신다
마당가에 눈이 쌓여 회붐한 저녁나절
시장한 식구들이 안방에 모여앉아
짧은 해처럼 가버린 언니를 생각한다
동생들 학비와 무능한 아비의 약값과 70년대 말
쪼든 양심을 위해
십년이 지나도록 구멍난 생계를 뜨게질하지 못한
딸들을 위해
긴긴밤 무덤들 위에 목화송이 흰 이불을 덮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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