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3월 / 이생진

종이연 2025. 3. 20. 20:30

 3월 

 

이생진

남쪽 공단에 마이크를 들이댄다 
「올봄에 계획이라도 있으면?」 
「저는요 올봄에 적금 타는 게 있거든요 
그것으로 아버지 경운기 사드릴래요.」 
가냘픈 소녀의 목소리 
얼굴을 숨겨놓은 검은 스피커 상자 
그것만 봐도 눈시울이 시큰거린다 
「아버지에게 경운기 사 드릴래요 
농촌에선 그게 필요하거든요.」

마이크는 꺼지고 
봄소식 전하는 노래가 들려온다 
남쪽엔 고운 마음씨 때문에 
고운 봄이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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