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찾아옵니다
날마다 다녀가는 길임에도 무에 할 말 그리 많아
창을 두드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늘 같은 웃음 머무는 거리처럼
나에게 오는 거리가 그쯤이나 될까
모른 척 외면해버려도
창가에 턱을 괴고 앉아 혼자서 노닥거리다가
5월 냄새들 한 홉쯤 내려놓고
멀어져 갑니다
봄 소풍길 병아리처럼 줄 선 아이들을
따라가려나 봅니다
봄이 오면 나도 한번쯤 그렇게 떠나고 싶었습니다
꽃들이 피어 있는 산으로, 들로...
무작정 길을 따라 훌훌 떠났다 와야겠단 생각을
참 많이 하면서 겨울을 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