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풍경/한혜영
해변을 따라 전량 4호차인 미니기관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가장의 꼬리를 물고 아내가, 아내의 꼬리를 물고 계집아이가, 계집아이의 꼬리를 물고 사내
아이가 헉헉! 학학! 삐뚤빼뚤 달려오고 있습니다. 전생서부터 따라온 듯한 강아지 한 마리,
그 기차 놓치면 다음 생으로 가지 못해 낭패를 당하기라도 할 것처럼 뛰다 서고, 뛰다가 또
서서 혓바닥 길게 뽑고는 학학거립니다.
나는 석양을 배경으로 앉아
저 미니기관차가 머잖아 당도할 후생의 역 이름으로 무엇이 어울릴까를 골똘하게 생각하느라
등짝에 빨갛게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현대시학] 08년 1월호
해변을 따라 전량 4호차인 미니기관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가장의 꼬리를 물고 아내가, 아내의 꼬리를 물고 계집아이가, 계집아이의 꼬리를 물고 사내
아이가 헉헉! 학학! 삐뚤빼뚤 달려오고 있습니다. 전생서부터 따라온 듯한 강아지 한 마리,
그 기차 놓치면 다음 생으로 가지 못해 낭패를 당하기라도 할 것처럼 뛰다 서고, 뛰다가 또
서서 혓바닥 길게 뽑고는 학학거립니다.
나는 석양을 배경으로 앉아
저 미니기관차가 머잖아 당도할 후생의 역 이름으로 무엇이 어울릴까를 골똘하게 생각하느라
등짝에 빨갛게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현대시학] 0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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